■ 천랩
자신의 장내 미생물 직접 분석 '스마일바이오미' 서비스 선봬
"우리 장속 미생물은 종류가 수백 가지라고 하는데요. 많이들 드시는 유산균을 제외한 다른 장내 미생물은 아직 먹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면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이 나올 겁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막으면 치료·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진단과 디지털 헬스케어로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바이오인포매틱스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회사다. 작년 12월부터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인포매틱스 클라우드 플랫폼 '바이오아이플러그(BIOiPLUG TM)'를 서비스하고 있다. 미생물 군집 분석(Microbiome Taxonomic Profiling·MTP)은 연구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자동 분석 시스템을 통해 길게는 수십 분 이내에 전 세계 어디서나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비교 분석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 기능 등을 포함하고 있어 연구소, 기업, 병원 등에서 확장된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바이오인포매틱스 솔루션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천 대표는 "자신이 곡류 위주의 유형과 육류 위주의 유형 중 어떤 유형인지 알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식단을 바꾼다든지 유산균을 먹어본다든지 하면서 미생물 환경이 바뀌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누구나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비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 진단, 질병 치료 등이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금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분석을 통해 내 장속에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고 가장 많은 미생물이 무엇인지 알아도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직 규명된 것이 없다는 것은 넘어야 할 과제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 환경이 어떻게 조성돼 있는지 기준이 되는 '표준모델'이 없다는 것도 연구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천랩은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장속 미생물 분석하고 "이 미생물은 탄수화물과 유산균 섭취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99%가 이 미생물을 가지고 있습니다"는 식으로 비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천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바이옴 벤처와 손잡고 장내 세균을 이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천랩의 바이오인포매틱스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인 고유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방의학과 맞춤의학 분야로 확장해 가겠다"고 밝혔다.
■ 제노포커스
안전한 미생물 바실러스 포자로 각종 질환 표적치료·집중 연구
치료 목표는 염증성 장 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황반변성, 지질 대사질환 등이다. 오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이라는 여정을 위해 김 대표는 2단계 개발 전략을 세웠다. 1단계는 장내 미생물 환경인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유용한 미생물을 선별해 효과를 규명하고, 제노포커스의 강점인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술로 짧은 시간 내에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2단계는 아예 장속에 '치료제 생산 공장'을 보내는 것이다. 공장에는 치료용 효소와 단백질 발현 시스템,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고 분해할 수 있는 효소 발현 시스템 등을 탑재한다.
제노포커스는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공장(운반체)으로 '바실러스 포자'를 선택했다. 김 대표는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하며 "바실러스 포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생명체다. 끓여도 살아남고 위산이나 췌장 효소, 담즙산 등 소화액에 노출돼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장에 도착한 바실러스 포자는 열흘에서 한달 간 치료물질과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고 질병 유발 물질을 분해하는 등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자연적으로 사멸한다. 몸속에서 오래 지속되면서도 먹을 수 있는 미생물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장 질환 치료제로 면역억제제나 TNF-알파 억제 항체 의약품이 주로 사용됐는데 2차 감염 등 부작용 우려와 재발률이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장 전달 기술을 활용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효소(Mn-SOD) 치료제 'GF-101'을 개발 중이다. 활성산소는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공공의 적'으로 꼽힌다. GF-101은 노인성 황반변성과 고지혈증 동물(쥐) 실험에서 1차 효과를 입증했고 내년 하반기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있다. 김 대표는 "항산화 효과를 내는 기작을 활용해 기존 치료제와 다양하게 병용 투여 가능한 제제로 개발할 수 있다"며 "기존 치료제가 주사제인 반면 우리는 먹는 약으로 개발할 예정이어서 환자 편의성도 크게 향샹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현재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는 반재구 박사가 창업했다. 김 대표는 반 박사의 권유로 입사해 18년째 함께 회사를 키우고 있다.
[신찬옥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